쿠팡플레이는 2021년 차승원, 김수현, 주현 주연의 <어느 날> 이후로 매년 꾸준히 자체 제작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에는 <가족계획>이라는 독특한 타이틀의 드라마를 공개했는데, 장르는 스릴러와 블랙코미디다.
한국에서는 다소 매니악한 장르로 취급받는 만큼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시청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재미있게 봤다.
이 드라마는 기억을 자유자재로 편집할 수 있는 ‘브레인 해킹’이라는 특수한 능력을 가진 엄마(배두나 분)와 그 가족들이 빌런들과 싸우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 가족은 처음부터 정의로운 영웅으로 그려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 덕에 드라마 초반에는 선량한 학생이나 시민들을 괴롭히는 빌런들을 하나씩 상대하며 서서히 이야기를 빌드업 해가다, 최종적으로는 시즌 1의 보스 격 인물과 맞서게 되는 구조다.
가족 전원이 과거 특수 부대 ‘특교대’에서 탈출한 이력을 가지고 있어서, 과거 회상 장면과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전개된다. 다행히 회상 장면이 과도하게 남발되지 않아 몰입을 방해하지 않는다.
능력자 가족들이 등장하는 만큼 액션 신도 적절히 배치되어 있다. 특히 <무빙>에서 보여준 류승범의 액션 연기가 여기서도 이어져 반가웠다. 배두나는 워쇼스키 자매와 작업하며 다진 액션 연기 덕분인지 중간중간 등장하는 주짓수 기술들도 자연스럽다.
사실 이 드라마를 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유튜브에서 가족의 딸로 등장하는 이수현의 액션 연기와 오길자로 나오는 김국희 배우의 연기를 클립으로 접한 덕분이었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2022년부터 모델 활동을 해온 이수현 배우는 이번 <가족계획>이 첫 드라마 출연임에도 안정적인 연기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이번 드라마에서 가장 강렬한 캐릭터인 오길자를 연기한 김국희 배우님은 무슨 작두타듯이 연기를 하신다. 이전에 출여하신 무빙, 스위트홈 등에서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번 작품 이후로 사람들에게 더 깊이 각인되어서 여기저기서 더 많이 찾게 되지 않을까 싶다.
가족계획은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내세운 작품 답게 수위 높은 대사와 현실, 사회 문제를 떠올리게 하는 대사들이 여럿 등장한다. 하지만 특정 집단을 비난하기보다는 일반적으로 연상되는 문제들을 표현한 수준이라 논란이 될 만한 요소는 크지 않아 보인다.
개인적으로 배두나의 능력은 드라마의 핵심 장치로 매우 흥미로웠던 반면, 다소 불편한 요소도 있었다.
예컨대, 빌런에게 벌을 주는 ‘고문 장면’(스포일러 방지상 간단히 표현)은 꽤 고어한 느낌을 주었는데, 이러한 연출이 불편한 시청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필요했던 장면이긴 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디테일 한것 같은데, '쿠팡이 이 정도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근데 이 드라마 초반에는 밀도 있는 플롯과 속도감이 돋보였으나, 5화부터는 마치 일부러 분량을 늘린 듯한 느낌이다. 차라리 시즌 2를 염두에 둔 상태라면 억지로 6화까지 끌기보다는 5화에서 깔끔하게 마무리하는 편이 더 나았을 것 같다.